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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간호사는 이제 안녕

퇴사 합니다. 아니, 농담삼아 말하자면 퇴원이라고 해야할까요?


실질적으로는 근무가 끝났습니다.


워낙엔 31일까지 근무였는 데, 제가 응급실 사정상 퇴사 거의 일주일 전에 미리 가진 송별회 때 데이 근무 마친 사람들과 놀다가 중간에 집에 갈 사람들은 가고, 나이트 출근할 사람들은 출근하고, 나머지 멤버로 계속 놀다가, 응급의학과 선생님도 오고, 근처에서 놀던 다른 병동 친구들도 오고, 원무과 선생님도 오시고,

심지어 이브닝 퇴근 멤버 까지 합류하여 새벽 3시까지 술로 달리고 달렸습니다.

즐겁고 즐거웠죠.

저를 위해 사람들이 많이 많이 와주었으니까요. 제가 참여했던 어느 송별회도 간호사 뿐만이 아닌 다른 과 사람들도 와준 적이 거의 없었고, 새벽 3시라니요. 그리고 이브닝까지 와주다니요.

기쁘고 기뻤답니다.

그렇게 피곤하게 몸을 달려서 일까요..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제대로 안 떠지는 겁니다.
졸려서 그러려니 하고 거울을 봤더니!

오른쪽 눈이 퉁퉁 붓고, 완전 충혈된 거여요!

어차피 근무라 병원에 갔습니다. 출근 살짝 전에 응급의학과 선생님에게 눈을 보여주니 화들짝 놀라며..
접수 하라더군요. 아무래도 결막염인 것 같다고요.

접수하고 응급실 환자 명단에 이름 올리고..근무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안절 부절 못 했습니다.
결막염은 바이러스성 질환이라 옮을 수 있거든요.

과장님의 지시로  인계를 안 받아도 되는 곳으로 가서 액팅을 뛰려고 하니,
안과에서 오랍니다.

안과에 가니..결막염이 맞답니다. 일주일 쉬어야 한대요.

허허. 퇴사가 일주일 정도 남았는 데, 일주일 쉬어야 할 판입니다.
그래서, 전 일주일 오프를 받았고,  실질적으로.. 전 퇴사한 것이나 다름없게 되었습니다.

왜 이렇게 송별회를 빨리 하냐고 투덜 투덜 댔는 데.. 이거 아주 적절한 타이밍의 송별회가 되었습니다.

며칠 전 듀게에 올린 글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마지막 근무날 침을 맞은 게 되었고, 응급실의 마지막 날은 침을 맞으며 기분 상한 채 마무리가 된 셈이 되었는 지도 몰라요. 정 떼라고 하는 걸까요? ^^


그래서 지금은 쉬고 있습니다. 아직 정식 퇴사는 아니고 휴가 기간이라는 핑계를 대면서요.

아, 제가 왜 관두는 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군요.


전 제가 응급실 간호사라는 게 너무 좋습니다.
일은 그럭 저럭 잘 해내고 있고, 응급 환자가 와도, 심폐소생술을 해도 열심히, 그리고 잘 해낼 수 있어요.

그리고 우리 응급실 동료들도 좋아요.
상사도 좋고, 함께 일하는 동료 간호사들과도 좋습니다.
그리고 온라인에서는 잘 안 드러나겠지만.. 저란 사람은 꽤나 사람을 좋아하고, 글보다는 말을 잘해요. 텍스트적인 인간이라기 보단, 뭔가 동영상적인 인간입니다.
노는 것도 좋아하고, 어울리는 것도 좋아하고, 세상 만사 사람만 편하고 친하면 대충 다 잘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간호사와 사이 나쁘고 누가 봐도 성질 이상한 의사에게도 우선은 웃으며 인사하고 농담하며 친해지고 어떻게든 편하게 지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상한 환자나 보호자도 어떻게든 친해져서 당장은 불만이 없게 하는 게 목표고요.
그래서 그렇기도 하지만 언제나 빡시게 열심히 일하고, 또 잘 하는 우리 응급실 동료가 좋습니다. 우리 참 잘 해요. 정말 중환자도 어떻게든 살리려고 노력하고, 또 어떻게든 해내거든요.

그런데 왜 관두냐고요?

전.
우리 응급실이 싫습니다.

나름 우리 나라 최고의 병원인 곳입니다. 그 병원의 응급실입니다.

혹시 와보신 분도 있겠지만..정말 시장바닥이 따로 없습니다.

제가 일하는 시간 동안 환자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뭔지 아세요?
'안녕하세요?'도, '괜찮으세요'도 아닙니다.

'침대가 없습니다. 보호자 분들 마음 불편하신 건 알지만, 다른 분들도 다 응급환자(중환자 혹은 암환자)시고, 더 먼저 오신 분들도 많아요. 저기 의자에라도 자리 마련해보세요.'

이겁니다.

환자가 너무 많아요!

침대따윈 예전에 다 찻습니다. 침대는 없고 환자는 꼭 눕혀야 해서 바닥에 환자 안 눕히는 날은 일주일에 하루도 없을 지경이어요.

응급환자가 우선이라고요? 응급환자가 한 둘이어야죠?


전 응급실이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많디 많고 수많은 환자들을 보면서 처음엔 환자 원망이 많이 되었어요.


도대체 왜! 동네 병원 안가고 이리로 오냐고!
그리고 또! 응급 증상도 아니잖아!!
병원 이름 때문 일까요?  배만 아파도 저기 남해안 땅끝 마을에서도 앰뷸란스 불러서 저희 병원 오시는 경우도 잦거든요.
예를 들어 동네 병원이나 지역 종합병원 갔다가 여기선 안될 것 같으니 서울 큰 병원 가보시라 소리 들었으면 몰라요.
무작정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른 병원에서 검사란 검사 다 받고 확진 받은 걸 믿지 못해 오시는 경우도 있죠.
최소한 검사 결과는 가지고 오실 수도 있을 텐데 무작정 오십니다. 병원 이름 하나 믿고요.
그럼 그 많디 많은 검사 다 다시 할 수는 없잖아요.


그렇게 환자 원망을 하다가 병원 원망도 했어요.

왜! 시스템을 이렇게 만들어 놔서 다른 병동은 전국 1위 할 정도로 친절하게 돌리면서!
왜! 우린 병동보다 오프 수도 적고 환자는 두 세배 이상씩 봐야해!
응급실은 빡세게 어큐트한 환자를 보고 해결 빨리 빨리 하는 곳일 줄 알았지, 이렇게 만성 환자들을 입원시키지도, 퇴원시키지도, 전원시키지도 못한채 며칠씩 끼고 있을 줄은 몰랐다고!!


그러다 어느 순간 깨달았습니다.
우리 병원은 나름 전국 최고 병원인 데.. 이 다음 정도 되는 병원이 지방에 있을까?
아.. 없겠다.. 그래서 사람들이 다 서울로 서울로 오는 구나.


이건 환자 탓도 아니고, 병원 탓(뭐 시스템 문제가 없진 않습니다만 말이죠)이 크진 않고..

한국이란 나라의 서울 중심 발전이 가져온 근대화의 문제? <- 너무 거창한가요?

그래서.. 웃긴 말이긴 한 데..
희망을 잃었습니다.

전 응급실 간호사라는 게 좋은 데, 이 병원 응급실은 싫어요.
그렇다고 다른 더 나은 응급실이 있느냐? 그건 아니거든요.
우리 병원 다른 부서는 어떠냐? 하겠지만 전 응급실 간호사인 게 좋았거든요.


그래서 관둡니다.

다른 거 시작해보려고요. 아니, 굳이 따지면 공부입니다.

우선은 영어공부부터 합니다.

모아 놓은 돈은 거의 없습니다. 다행히 집값이 올랐지만요.

하지만 여윳돈은 없습니다. 

그래서 여유있게 공부만 하고, 유학 가고 이럴 수가 없어요.

우선은 영어공부부터 하고 아마 영어 점수 제가 원한대로 획득하면 계약직이라도 알아봐야 겠지요.


응급실을 다니면서는 전 도저히 준비할 수가 없었어요. 
우선 몸 자체가 피곤했고..(모님이 그러시더군요. 응급실에서 일하면서 야마님은 웃음을 잃었다고..후훗)
맘의 여유도 없었고..

이제 곧 서른이라는 생각이 절 급하게 결심하게 한 부분도 있습니다.

아, 지금 만나는 사람이 저와 결혼을 당분간 할 생각이 없다는 것도 제가 마음 먹게 한 요인이기도 하군요.
당장 제가 책임을 져야할 사람은 공식적으로는 저 혼자라는 게 이번 결심을 좀 더 쉽게 해준 셈이기도 하죠.

어쨌든.

이제 새로운 시작입니다.

오프를 받고, 쉰다는 핑계로 하루종일 와우만 하며 밤낮이 뒤바뀐 채로 살고 있긴 하지만..

이제 새로운 시작입니다.
오늘은 미국 관광 비자 인터뷰 갔다가..가능하다면 미국 간호사 취업 에이젼시에 상담 받으러 가봐야 겠어요.

자자. 어쨌든 팟팅야.










by yama | 2008/07/28 05:40 | 남자간호사 이야기 | 트랙백 | 덧글(8)

아이팟 리퍼 받았어요~

우여곡절 끝에 찾은 아이팟 터치.

리퍼 받고 새로운 터치팟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전 아이팟 터치 초기 모델을 사서 터치 바탕화면에 메뉴가 달랑 6개 밖에 없었어요.

사파리, 캘린더, 시계, 유튜브, 연락처, 설정;;

더군다나 얼마 전 애플에서 터치 유저들에게 5종 어플을 유료로 업그레이드 시켜줄 때도 한국은 애플 스토어가 없어서 업그레이드를 할 방법도 없어서..터치에선 노래를 플레이 하며 가사도 못 보고 ;ㅁ;


이번에 터치 소프트 웨어도 2.0으로 업그레이드 되었고 그러면서 한국에도 어플리케이션 스토어가 열렸습니다! 5종 어플 뿐만 아니라이런 저런 프로그램들을 다운 받을 수 있게 되었는 데요..

오오. 이거 잼납니다.

제 아이팟으로도 이제 메일이 확인되어요! 날씨도 볼 수 있어요! 관심은 별로 없지만 주식도 볼 수 있고요!
리모트란 어플도 다운 받아서 터치로 컴퓨터 아이튠스를 조정할 수도 있어요!

아아!

신나요!

역시 애플은 무섭군요!


by yama | 2008/07/17 09:23 | 소소한 일상사 | 트랙백 | 덧글(2)

찾았다! 내 아이팟 터치!

찾았다~ 찾았다아~~

역시 제게 있었어요 ;ㅁ;

차 뒷자리 문 손잡이 쪽에 홈에 곱게 놓여져 있더라고요.

그래! 내가 아무리 취했어도 나의 텃치를! 놓고 왔을 리가 없지!

취해서 대리 운전을 불러서 왔기에 지금까지 발견을 못한 거여요.

제가 제 차 뒷 자리에 앉을 일이 당연히 없으니까 말이죠 ;ㅁ;


아아. 기뿌다. 어서 다음 오프날 리퍼 받아와야지 ;ㅁ;

여전히 무선랜은 안잡힙니다~

by yama | 2008/07/13 22:10 | 파란만장 | 트랙백 | 덧글(14)

내 아이팟 터치 ;ㅁ;

어디 갔니. 내 아이팟 터치.

그저께 나의 날씬했던 예전 사진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며 즐거운 술자리를 가지게 해주던 네가.. 대체 어디 갔니.

난 어제 새벽에 겨우 집에 왔으니..잘 생각이 나지 않아..

집에 없으니 차에 있으니 했고, 오늘 급하게 출근하며 차에 없으니 집에 있는 데 내가 잘 안 찾아봐서 그런갑다 했지;

근데.

왜 없니 ;ㅁ;

어디 갔니 ;ㅁ;

물 대포 맞고 한 동안 켜지지 않다가 어느 순간 불굴의 투지로 살아나서 비록 와이 파이는 안 되어도, 음악 만은, 사진 만은 들려주고 보여주던 나의 아이팟 터치야 어디갔니 ;ㅁ;


이제 담주에 서비스 센터가서 리퍼 받을라고 하고 있었는 데 ;ㅁ;

어디갔니 ;ㅁ;


엉엉. 내일 병원 퇴근하면 그저께 술마신 코스 역추적이다 ;ㅁ;

으앙.


(알고 보니 침대 밑에서 막 나오고; 이러면 우짜죠? 심지어 이사가는 날;; 막 이럴 때 나오고;)

by yama | 2008/07/03 22:59 | 파란만장 | 트랙백 | 덧글(12)

메탈기어 솔리드 4 클리어.(스포 무)

메기솔 4를 위해 프리미엄 패키지를 질렀습니다. (홍콩 다녀오는 바람에 현금이 모자라 카드로 질렀습니다. 50만원 정도 나오더군요. )

정말 이 게임은 명작입니다. 하지만 메기솔 팬을 위한 명작이라는 생각이 드는 군요.

3에서 깔아 놓은 복선과 2에서 벌려 놓은 이야기를 모아서 이렇듯 이야기를 잘 만들어 내다니요.

이벤트 영상이 전! 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신규 게이머 입장에서 본다면 뭔 얘기인지 잘 모르겠는 데 이벤트 영상이 너무 길다고 느껴질 수는 있겠습니다.


하지만 제겐 전혀 아니었어요.

그리고 잠입액션의 진화도 눈부시더군요.

1과 2에서 말 그대로 '잠입액션'이었다면, 3에서는 레이더가 없어지며 '정글'에서 캐모플라쥬의 도입으로 인해 달라진 형태의 잠입,
이번 4탄에서는 전쟁터에서의 잠입이라니. 반란군과 PMC가 격렬히 싸우는 동안에 슬쩍 잠입해도 적들은 잘 모르고, 심지어 알아도 싸우느라 바빠서 제게 공격을 집중하기가 힘듭니다.

No place for hide 의 의미는 이러한 것이고, 잠입이 좀 더 능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중에 올드팬들을 위한 스테이지 까지. 심지어 오프닝 타이틀 구도가 그래도 나오는 씬도 있습니다. 감동 대 감동이죠.

더더욱 길게 말을 하고 싶지만..

결국 메기솔 때문에 지른 PS3와 24인치 와이드 모니터가 아깝지 않습니다.

최고. 최고. 최에에에고.

제 개인적인 점수는 십점 만점에 십점.

하지만 객관적으로는 9점 정도?

불친절한 말이겠지만, 이 게임 정말 정말 즐기시려면 최소한 3는 해보셔요. 3하고 4하고는 스토리 같이 짠 것 같아요. 어쩜 이리 찰싹 찰싹 잘 들어맞지?

2는 클리어 하고 나서도 스토리를 너무 벌려 놓고 널려 놔서 클리어 자체의 감동만 클 뿐, 스토리는 이게 뭥미? 스러운게 있었는 데 이번 작에서는 그 벌려놓은 스토리를 꾸역 꾸역 잘 수습하긴 하더군요.

by yama | 2008/06/17 02:14 | 영화, 음악, 만화, 게임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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