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H 이야기 0내 친구 H 이야기 1내 친구 H 이야기 2내 친구 H 이야기 3내 친구 H 이야기 4드디어 8월에 생각해둔 이야기의 마지막.
H 이야기 5번째.
어떻게 yama는 H와 함께 놀았는가.
생각해보니, 제 취미들 중 만화나 게임 같은 거 빼고 커다란 취미들은 H와 함께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이것 저것 새로운 것들을 많이 아는 H는 제게 이런 저런 재미난 것들을 소개를 많이 해주었어요.
하지만 친절한 듯 불친절 한 H는 제게 재미난 것들을 소개만 해주고, 그냥 냅뒀습니다.
그런데 소개해주는 것 마다 재미나니 제가 혼자 파고들지 않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어느 순간 일정한 레벨에 저도 도달하여, 둘이서 같이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취미를 즐길 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H는 먼저 시작했던 사람이기에 저보다 얼마간은 항상 앞서 있는 경우가 많았으며 결국은 제가 이것 저것 배우게 된 셈이라고 볼 수 있죠.
함께 한 것들 중에서 큰 세가지 것들은 이야기 해보자면 스노보드, 저글링, 벌룬 아트를 꼽을 수 있겠네요.
H는 스노보드를 상당히 오래 탔다고 해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자기를 스노보드 과에 다니는 학생이라고 소개할 정도였거든요. 이런 저런 일들을 함께 겪으며 친해진 저를 자기의 취미로 끌어들이기 위해 H는 저를 꼬십니다.
H가 오랫동안 스노보드를 탔기에, 실력은 말할 것도 없이 좋았어요.
그런데 제게 결정적으로 도움이 되는 건, 이 친구가 스노보드 세트가 여러 개가 있었다는 겁니다. 저는 스노보드 복만 준비해서 가면 되었어요. 심지어 프로텍터까지 여분이 있었으니까요. 초기 투자 비용이 거의 들지 않게 되니 부담감이 적어진 저는 새로운 것에 쉽게 뛰어들 수 있었던 거지요.
그리고 H는 상당히 훌륭한 강사였습니다. 적절하게 중요한 포인트를 짚어줄 줄 알았고, 적절한 칭찬으로 자신감을 부여하는 것은 물론이고요.
스노보드를 배운지 반나절 만에 저는 혼자서 중급 코스를 내려올 수 있었고, 빠른 진도에 제가 H에게 감사해 하자 인라인과 잠깐의 스키 경험으로 스피드에 익숙한 덕이라며 H는 그 덕을 제게 돌렸습니다.
아, 그리고 예전 H이야기 3에서 이야기 했듯이 보드를 타러 가기 위해 H네 집에 머물면서 황금의 시간을 함께 한 것도 플러스 알파 요인이 되지요.
이제 저글링 이야기를 해볼까요.
2001년일 겁니다. 지구의 날이었어요. 9월 8일이 지구의 날입니다. 지구의 날을 맞아 광화문 앞 거리를 차들 안 다니게 막고, 사람들에게 개방을 했어요.
많은 환경 단체이나 생태 관련 대학 동아리들이 모여서 그 광화문 앞 큰 길에서 행사를 했어요. 저는 그냥 놀러 갔죠. 아는 사람들 모여서 행사를 하는 데 빠질 순 없잖아요.
그런데 그날 H가 저글링을 가지고 왔어요. 데블 스틱을 가져왔습니다. 그것도 화이어 데블 스틱을요. H 가 사람들 앞에서 공연(?) 한 번 해주고 제가 한 번 해보자고 해서 해봤죠. 생각만큼 어려웠지만 생각보다 재미나더군요.
하지만 저글링 도구를 우리나라에서 구하기가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H는 미국에서 가져온 거라고 하고요…
그래서 제가 어떻게 한지 아세요?
만들었어요! 저글링 도구를 만들었습니다. 굳이 따지면 데블 스틱을 만든 거죠.
한번에 뚝딱 만든 건 아닙니다.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쳐서 결국은 제대로 된 데블 스틱을 만들었어요. 이 시행착오 과정도 꽤 재미난 이야기 거리이긴 합니다. 어쨌든 저는 꽤 쓸만한 데블 스틱을 만들 수 있는 능력자입니다.
아, 나중엔 한국에도 저글링 가게가 생겨서 거기서 제대로 된 화이어 데블 스틱을 구입을 할 수 있었어요. 제가 만들 수 있는 건 화이어용은 아니었거든요.
벌룬아트. 이건 아마 2002년 후반에 시작한 것 같습니다. 2002년의 어느 날 H가 막대풍선을 만들고 놀더라고요. 뭔가 또 재미있어 보였기에 저도 그래서 H에게 재료 어디서 구하는 지 정보를 얻고 시작을 해버렸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H는 소개만 하고 저 혼자 파고 들었어요.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고, 풍선 가게에서 무료로 하는 풍선 아트 강좌 따라가서 듣고, 아예 자격증 반도 해볼까 했지만 입대가 눈 앞이라 그렇게 하지는 못했습니다.
뭐랄까요. 요술 풍선으로 강아지, 꽃, 오리 같은 거는 그리 어렵지 않아요. 실제로 아트 경지에 올라서려면, 커다란 아치 만들고, 크리스마스 트리 만들고 해야 하는 데, 이게 엄청 어렵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품이 많이 들고 재료비가 만만치 않습니다.
아, 전 거대한 하트는 만들 수 있어요. 트리나, 아치도 어떻게 만드는 지 감은 잡힙니다만, 재료비 문제와 이걸 만들어서 어따 쓰나 싶어서 거대한 작품은 거의 만들어본 적은 없지만요.
아, 누가 원하신다면 말해주세요. 제가 최소한의 재료비만 받고 만들어 드릴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후훗.
어쨌든 나름대로 스펙타클하게 만나고, 여러 가지를 같이 하고, 함께 시간 보내며, 친해지고, 좋아하는 친구가 바로 H 입니다. 대학생 되고 만난 친구들 중에서 가장 반짝 반짝한 친구이고, 너무 제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친구이지요.
신나고 바람같이 자유롭게 살던 그이기에 결혼 한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고, 뭔가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직접 결혼식에 신랑 들러리로 참여하며 이쁜 결혼식도 보고, 이쁜 커플의 모습도 보고, 행복한 모습을 보니 맘이 벅차왔어요.
그래서 정리한 H 이야기 였습니다. 제 20대의 반짝 거림을 함께 한 제 친구 이야기를 정리하며 저도 제 20대를 되돌아보게 되었고요.
이제 바라는 건 앞으로도 신나게,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지내가자는 거지요. 서로 가는 길은 다르지만, 함께 했던 것들이 있고, 공유하고 있는 생각이 있고, 놀 거리도 비슷하니까. 앞으로도 쭈욱. 쭈욱. 이렇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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